과대평가로 세계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프랑스제 전투기


냉전이 한창이던 1960~70년대, 프랑스에서 제작된 '미라주 3' 전투기는 세계 전투기 시장의 스타였다. 10년 가까이 간헐적으로 터졌던 중동 항공전에서 이스라엘이 수입한 미라주 3 전투기들이 믿기 힘든 대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당시 '미라주 3'는 스위스나 오스트레일리아 같은 선진국뿐 아니라 자이레나, 가봉 같은 개발도상국까지 수출됐고, 이스라엘은 '미라주 3'기를 바탕으로 '크피르'같은 국산 전투기까지 개발해냈다.


<미라주3>


<크피르 전투기>


이러한 미라주 3기의 성공에 힘입어 프랑스는 미국의 F-16이나 소련의 미그 29기에 대항할 수 있는 전투기 개발에 착수했다. 이렇게 해서 개발한 전투기가 바로 1982년, 초도 비행에 성공한 '미라주 2000'기다.


미라주 2000기도 그 선배(미라주 3)처럼 사업적으로는 괜찮은 성공을 거두었다.

총 601대가량 제작된 미라주 2000기는 '미라주3(1,422기 생산)', 'F-16(4,500 생산)'에 비하면 적은 실적이지만 '라팔(미라주 전투기 2000의 후속 기종)'의 해외 판매 실적에 비하면 아주 양호한 실적이었다.


<미라주 2000>


그러나 대성공을 했던 '미라주 3'기가 초창기에 여러 문제점을 들어내서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들과 정비사들의 애간장을 녹인 사실은 별로 알려져지지 않은 사실이다.


당시 미라주는 잔고장이 많이 발생했었다. 전투기의 핵심 부품인 엔진뿐 아니라 사격 조준 장치의 거리 측정기 오차가 너무 커 이스라엘 조종사들은 거리 측정기를 아예 300미터나 500미터로 고정시켜 놓고 미리 세팅한 이 거리에 적기가 다다르면 격추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 이스라엘의 6일 전쟁 전후 미국 무기 수출 금지 정책이 풀려 이스라엘은 미제 무기를 다량 도입할 수가 있었는데, 이스라엘 공군의 조종사들과 정비사들은 미에서 도입한 'F-4 팬텀'기와 'A-4 스카이호크'기의 우수한 성능과 신뢰성에 감탄했었다는 기사도 있다.



이야기를 다시 미라주 2000 전투기 쪽으로 돌려보자.



냉전 시대 대만은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특히 공군기의 질적 수준은 한국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고 나서 미국은 중국의 눈치를 보며 첨단 무기의 대만 수출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대만은 중국의 공군력에 대항할 신형 전투기 도입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F-16이 도입되기를 간절히 희망했지만 중국의 압력으로 미국은 비협조적이었다. 결국 대만은 프랑스로 눈을 돌려 '미라주 2000'전투기 도입을 추진했다. F-16의 성능에 필적하는 전투기로써 미라주 2000을 최적의 전투기라고 판단했었기 때문이다.


교섭이 잘 진행되어 프랑스는 중국의 거센 압력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전투기 판매를 승인했고, 총 60기를 대만에 수출했다. 이 도입량은 미라주 고객 중 아랍에미리트의 68 기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첫 미라주가 대만에 도착한 것은 1997년이었고, 다음 해인 1998년까지 미라주 도입이 모두 완료되었다.


<대만의 미라주 2000>


그러나 타이완 공군 조종사들 사이에 미라주 2000에 대한 평판이 별로 긍정적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유지비가 매우 많이 들었고 가동률이 좋지 않았다. 미라주 3와 같이 잔고장이 잦아 정비에 많은 시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 외에도 너무 비싼 부품 가격, 가동 유지비, 부품 조달의 어려움 등 수많은 문제점을 야기했고, 특히 정비와 비행을 포함한 작전 유지비는 대만이 자체 개발한 경국호 전투기 보다 두 배나 높았다. 여기에 더해서 시간이 지나자 '터보 제트 터빈 날개(브레이드)'가 빈번하게 금이 가는 현상이 생겼다. 


※ 터보 제트 터빈 날개(브레이드)


2009년 9월, 대만의 '카오 후 추'국방 장관은 미라주 2000을 전부 퇴역시킬 것을 생각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만 공군은 터빈 브레이드의 문제가 여러 차례 발생하자 2009년에는 미라주 2000 조종사의 비행시간을 한 달에 6시간으로 제한했다.



대만의 불만에 프랑스는 여러 번 기술진을 파견해 문제점을 보완하여 가동률을 주 15시간 수준으로 정상화하고, 2010년에는 브래이드의 이상으로 인한 엔진 결함에 대한 보상을 하기도 했다.



결국 재주는 이스라엘이 부렸지만 뒤에서 재미를 보았던 것은 프랑스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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